50조원 손실보상과 200만원 병사월급 공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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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50조원 손실보상과 200만원 병사월급 공약은 ‘취임즉시’ 시행 공약인데 어떻게 돼가나…우려에도 확약 했었는데

기사입력2022-04-15 11:0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윤석열 당선자가 지난 대선기간 중 취임과 더불어 곧바로 시행하겠다는 공약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새 정부를 맡게 되면 즉시 50조원 재원 마련해서 손실 보신 자영업자에게 먼저 두툼하게 보상할 계획’이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취임 즉시 병사월급을 67만원(병장 기준)에서 20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취임이 한 달도 남지 않는 지금 이런 공약이 얼마나 준비되고 있는지, 정말 취임과 더불어 자영업자 보상과 병사월급 인상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이 두 공약은 발표할 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민주당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50만원 지원을 내세우니, 50조원 손실보상을 도박꾼 베팅하듯 한 졸속 공약이라는 게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적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예산편성권을 활용해 당초에 약속했던 50조원 플러스 알파의 확실한 지원과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며, 공약에 대한 비판을 차단했다.

병사월급 200만원 공약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 5년간 예산증가분을 활용해 2027년까지 200만원 지급을 공약으로 내놓자, 국민의힘은 ‘취임즉시’ 이행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병사의 월급을 200만원으로 올리면 부사관과 장교 등의 월급도 덩달아 올라 예산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윤석열 후보는 SNS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쓴 글을 게재하며 공약을 재천명하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취임 즉시 이행하겠다는 50조원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200만원 병사월급 인상 공약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런 공약에 유권자가 반색했음은 물론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버티기조차 버거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여야가 같이 내세우는 지원 공약이니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고 표로써 지지했다. 병사월급 200만원 약속도 청년들에게는 소중한 한 표를 줄 수 있는 매력적인 공약이었다. 후보자가 SNS 글로 확약까지 한 사안이니, 취임과 더불어 즉시 시행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흥행카드였던 두 가지 공약은 대선이 끝난지 40일 정도 지나고 취임이 불과 한 달이 남지 않은 지금, 공약 이행을 위한 준비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당선자나 국민의힘, 어디에서도 실행 의지조차 내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보수언론에서는 무리한 공약 이행이 국가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공약 불가론과 속도 조절론을 쏟아내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 관계자들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는 엉망이라 주장하며, 나라는 빚더미라 공약 이행에 신중함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니 세간에는 50조원의 손실보상금이나 200만원 병사월급 공약을 표만 얻고 폐기되는게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밖에 없다.

공약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많은 우려에도 몇 번이나 확약하고, 플러스 알파라며 추가 지원까지 내세웠던 공약이다. 당선되고 나니 쉽지 않을 일이라고 없었던 것처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도 지난 대선과정에서 비슷한 공약을 했었다. 무조건 반대할 것도, 핑계도 될 수 없는 일이다.

‘50조원의 손실보상과 200만원 병사월급, 취임과 동시에 즉시 시행’, 국민들과의 약속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시행시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면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라도 구해야 되는 것 아닌가? 입 다물고 있다고 공약은 없어지는게 아니다. 취임 날짜가 다가올수록 공약 이행에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의문들이 실망으로 바뀌어 차기 정부와 국민을 갈라놓지 않았으면 한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