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창고업자, 화물인도지시서 보고 내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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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보세창고업자, 화물인도지시서 보고 내줬는데 ‘선발급 화물인도지시서’ 일지라도 운송인 지시 따라 인도하면 돼

기사입력2020-06-30 11:14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신용장개설의뢰인 A는 화물이 도착했음을 알고 운송인 B에게 화물인도지시서(D/O)의 발행을 요청했지만, B는 A가 선하증권 원본을 제출하지 못하기에 D/O의 발급을 거절했다.

이에 A는 B가 C(보세창고)에게 인도해 보관 중인 화물을 금일 반출 후, 전매해 처리하고 그 대금으로 은행에 결제한 후 선하증권 원본을 돌려받아 B에게 곧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D/O를 발급받은 A는 창고업자 C에게 제시하고 화물을 반출했다.

신용장 개설은행 D는 뒤늦게 이런 상황을 알았다. D는 ①A를 상대로는 자신에게 신용장 대금을 결제하지 않음을 이유로, ②C를 상대로는 C가 받은 그 D/O가 운송인이 선하증권과 교환으로 발행하지 않은 선발급 D/O임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양자에게 손해배상의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C는 보호받을 수 있을까?

◇쟁점=수입자는 개설은행에게 수입대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선적서류 일체를 돌려받는데 그 중 선하증권 원본을 운송인에게 제출하고 교환으로 화물인도지시서(D/O)를 받는다. 그 후 수입자는 D/O 등을 보세창고업자에게 제출하고 교환으로 화물을 인수한다.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이 인도해 보관 중인 화물에 대해 운송인이 작성한 화물인도지시서의 제시자를 상대로 그 서류의 진위여부 내지 운송증권과 교환으로 발급한 서류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지 문제다.

수입자는 운송인에게 선하증권을 제시하고 교환으로 화물인도지시서를 발급받아 보세창고업자에게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창고업자가 운송인으로부터 화물을 인도받아 보관하는 경우라면 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창고업자가 운송인이 자신의 의무를 다했는지를 확인할 의무는 없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민법 제693조(임치의 의의)를 보면, 임치는 당사자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의 보관을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

또 상법 제129조(화물상환증의 상환증권성)에 따르면, 화물상환증을 작성한 경우에는 이와 상환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상법 제861조(준용규정)에는 제129조·제130조·제132조 및 제133조는 제852조 및 제855조의 선하증권에 준용한다고 돼 있다.

◇판례=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으로부터 수입화물을 인도받아 보관하는 경우,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는 그 수입화물에 대한 임치계약 관계가 성립하게 되므로,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서 임치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4. 5.14. 선고 2001다3391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보세창고업자가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에 의하여 출고지시를 받은 당해 수취인에게 그 수입화물을 출고·인도해 주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화물의 인도로 인한 책임을 면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70. 10.23. 선고 70다1985 판결 참조), 그 화물인도지시서가 운송인이 선하증권 소지인으로부터 선하증권을 상환 받지 아니하고 발행한 이른바 ‘선 D/O’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2.26. 선고 2011다49936).